늑대와 향신료 역자 후기가 맘에 안든다!
제가 늑대와 향신료를 읽다보니 그 여파가 주변에까지 미쳐서..

이제는 제 동생이 보기 시작하고(한국어판으로) 동생의 여자친구가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꽤나 덩치가 우람해(?) 보이는 한국어판 문고를 들여다보니

일본어-> 한국어로 언어 전환을 하면서 어쩔수 없이 잘리고, 사라져가는 수많은 부분..

특히 호로의 매우 특징적이고 귀여운 말투, 로렌스의 말투, 행상인들의 말투, 상회상인들의 말투...

'나'라고 번역되는것만 해도

와따시, 아따시, 왓찌, 앗시, 오레, 보쿠, 와레, 오노레, 지분, 우찌, 와가하이, 소레가시, 와라와 정도 들려나...

'저'라고 번역되는것은 꽤 많을듯..

'나/저'가 많다보니 또한 자연스럽게 많아지는 것은 '너/당신'


호로가 로렌스에게 '나는 당신을....' 이라고 딱 2마디 한다쳐도

'[왓찌]와 [누시]오....' 라고 할테고 로렌스가 호로에게라면

'오레와 오마에오...' 라고 할테니  '나'와 '너' 딱 2마디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두사람의 입장 관계 등이 수없이 사라져간다는 말씀.

이건 로렌스와 다른 거래상대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나타다고..


한국어와 일본어에 인칭대명사의 숫자를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고, 번역이란 작업 자체가 1:1 대응으로 갈 수 없기때문에

사라져가는 수많은 '정보'들, '재미와 느낌'들이 아쉽다는 말씀.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정보와 재미와, 느낌들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랄까... 물론 지금 이것도 재미있지만, 원래는 훨~씬 더 재미있는데!! 라고 말해주고 싶은 안타까움이랄까..

번역작품을 보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러고보니 예전에 '왕의 남자'라는 영화나 '살인의 추억'을 신쥬쿠에서 봤을때 감칠맛 나는 대사가 재대로 살질 못해서

아..아쉽다..했더랬다.  '난 육갑이고, 쟨 칠득이, 쟈는 팔복이여" 이름만 들어도 웃긴 애들인데 yuk-gap, chil-deuk, pal-bok이라고 쓰면

하나도 안웃긴다....


암튼암튼.. 무지 서론이 길었는데,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꾼다는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이라 그 한계를 지적하고

번역 제대로 해라! 이런 지적이 하고 싶은건 아니고.. 어짜피 번역엔 한계가 있어..라는 자세로 한국어판 '늑대와 향신료'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또한 한국에도 소개되었다는 .. 동호인을 발견한 느낌으로 기쁘게 펼쳐들었다가

실망스러웠던건 번역이 아니라, 뜻 밖에도 번역자의 후기..


같은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는 느낌은 전혀 안들고,,

"당신이 읽고 번역한 소설은 도대체 뭐냐!! 나랑 같은 '늑대와 향신료'를 읽은것 맞냐? "

라는 매우 큰 이질감..... 최소한... 이 사람은 늑대와 향신료를 읽고 번역하긴 했지만,

팬은 아니구나... 그냥 번역이 일이라서 했구나.. 라는 느낌 ...

왜.. 나랑 같은 영화를 본 사람이 ' 그 영화 별로 재미 없었어. 그래도 나온 AA씨가 그나마 좋더라' 했을때,

그 영화를 매우 재미있게 보고, 특히 거기 나온 AA씨가 좀 망쳤지만 그래도 BB씨가 그 이상으로 잘 커버해줬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 ... 그...그래.. ? 역시 그..그렇지....? .... " 라고 말 하게 되는 느낌...



1~4권까지의 역자 후기를 확인했고, 아직 5권 이후는 확인을 못했지만... 어쨌든 매우 큰 이질감을 .. 좋게 말해서 이질감

그냥 까놓고 말하자면 ' 넌 무슨 딴소리를 늘어놓고 있냐 ? ' 라는 느낌..

물론 소설이나, 영화나, 만화나 읽고 보고 느낀건 십인십색이겠지만.. 그래도 흠..;;



로렌스도, 하세쿠라 이스나(작가)도 나도 다 한살 터울인 고만고만한 또래라서 그런지 몰라도

연애? 사랑? 이란걸 앞에 두고 느끼는 느낌. 장사..직업, 사회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 시행착오, 좌충우돌등

아.. 이사람 나와 비슷한걸로 고민하고 있구나! 라는 동질감을 크게 느낀 편인데..

번역자님은.. 20대 중반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현재 사랑과 사회생활을 두고 고민중도 아니신듯...

뭐.. 십인십색......이라지만.

.. 남이구나... 라는 서운함?

by 미역 | 2008/10/24 14:53 | 미역 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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